'나라는 착각' 이라는 제목의 책을 알게 되었다. 세상에 제목이 내가 나 라고 믿는다고 착각한다는 내용이라니 흥미로우면서도 충격적이었다. 나는 뭐든지 원서가 있으면 원서로 보려고 하는 습성이 있어서 (뭔가 번역 된 2차 가공된 글 보다는 지식의 원천에 더 가까운 원서를 직접 읽는 것을 더 선호하는 편이다.) 이것의 원서 제목이 뭔지 찾아봤는데 'The Self Delusion' 이었다. 아직 이 책을 다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내가 나를 인지한다는 것은 과거의 에피소드를 narrative로 엮어서 story 를 만든다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story 구성은 논문 쓸때나 하는거 아녔어?)
그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나는 아래와 같은 story를 만들고 그 스토리가 나라고 믿는다는 것이다.
나는 나를 낳아준 양육자로부터도 거절 당한 존재이니 얼마나 하찮은 존재라는 것일까. 난 그 누구와도 동등하지 않고 사랑 받을 가치가 없는 내가 사랑을 늘 다른 사람으로부터 티 나지 않게 구걸을 해야 한다. 나에게조차 나는 가치가 없기 때문에 내가 나를 사랑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거지가 거지에게 동전 쥐어주는 것 과도 같다. 없어보인다. 이런 삶을 살아가는게 비참하게 느껴진다. 어쩐지 오래 살고 싶지 않고 내가 셀프로 내가 죽는 시점을 정한다면 지금 당장으로 정할 것 같다. 난 영원히 인간관계에서 고통받을 것이고 난 구제불능이다.
이 글을 읽으면 다른 사람들은 제 3자라서 이미 느낌이 오겠지만 이것은 진실도 아니고 정상적인 사고방식도 아닌 그저 내가 나라고 믿는, 내가 작성한 story 일 뿐이다. 그래서 책 제목이 '나라는 착각'으로 번역된 것 같다. 내가 작성한 '나' 라는 story 를 다시 세팅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궁금해진다. 그리고 심리학자 칼 융에 의하면 의식화 되지 못한 무의식은 운명이 된다고 하는데 나같은 경우는 내가 이러한 story 를 바탕으로 살아가고 있다는것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어쩌다 운명이 되었을까 싶다. 너무 늦게 인지를 해서 이미 운명으로 굳어진 후여서..? 그리고 또 어떤 story 가 내가 쓴 story 인지 알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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