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에 취약한 동물들
우리의 청각 기능이 정상인 이상, 어느 정도 소음의 영향을 받으면서 살아간다. 때로는 백색소음이 마음의 안정을 가져다 줄 때도 있지만 너무 시끄러운 소음은 우리를 힘들게 할 것이다. 만약 당신의 이웃이 자신의 집에서 큰 소리로 음악을 틀어 놓거나, 주변에서 공사 소리가 나거나, 비행기가 낮게 날면서 소리가 크게 나면 아마 당신은 최대한 이러한 상황을 피하고 싶고 집중력이 떨어져 행동이 달라질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이웃에게 그만하라며 큰 소리를 칠 수도 있고 밥을 잘 먹지 못하고 귀를 틀어막을 수도 있다. 이것은 비단 인간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며 동물도 인간 못지않게, 혹은 더 심하게 소음의 영향을 받으며 살아간다. 기존 연구에 의하면 인공 소음(자동차, 항공기, 공사, 야외 행사 등)에 따라 동물들의 먹이 취식, 번식, 반포식 행동 (anti-predatory behavior, 포식자에 대항하여 피식자가 취하는 특정 행동)이 달라지는 사례가 있다.
도로의 소음이 시끄러울 경우 조류의 행동 변화 연구
내가 수행한 연구에서는 도로에서의 자동차 소음의 정도에 따라 조류 3종 (carolina chickadee, tufted titmice, white-breasted nuthatch)이 포식자에 대항하는 행동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알아보았다. 이들은 겨울철에 함께 무리를 짓는 습성이 있으며 이들의 공통적인 천적은 eastern screech owl이다. 각각의 종은 이 천적에 대해 비슷한 반응을 한다. 바로 그 조류가 낼 수 있는 다양한 소리 중의 특정한 소리를 반복해서, 빠르게, 많이 내는 것이다. 예를 들어 carolina chickadee와 tufted titmice는 천적을 발견하면 그 천적이 위험할수록 “D”라는 소리를, white-breasted nuthatch는 “quank”라는 소리를 반복적으로 낸다. 내가 연구한 지역은 지점마다 도로의 소음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이 소음이 시끄러울수록 새들이 포식자에 대항하는 행동이 어떻게 변하는지 쉽게 실험할 수 있었다. 새들을 먹이를 둔 판자에 해바라기씨를 두어 유인한 후, 인근의 스피커에 screech owl의 소리를 틀어주었다. 그리고 새들의 울음소리를 녹음한 후, 시각화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새들이 몇 번 “D”, “quank” 소리를 내었는지 세었다. 이를 나는 일반화 선형 혼합 모형으로 분석했다. 독립변수는 각 새들의 종류마다의 숫자, 도로 소음 (dB), 그리고 천적의 울음소리 크기 (0, 55, 65, 75 dB)이었고 반응 변수는 울음소리의 빈도, random variable은 조사지역으로 모델을 생성하여 분석하였다.
자동차 소음이 심한 지역에서 포식자 경계 울음소리 감소
그 결과, 대체적으로 도로 소음 정도가 심할수록 울음소리의 빈도가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한 가지 의외였던 점은 carolina chickadee는 소음의 정도와 관계없이 포식자의 울음소리가 커질수록 이에 대항하여 더 많은 울음소리를 내었다. 반면, tufted titmice는 포식자의 울음소리가 가장 크게 재생될 때 (75dB) 울음소리의 빈도가 도로 소음이 심할수록 감소했다. white-breasted nuthatch는 도로 소음의 소리가 시끄러울수록 울음소리의 빈도가 감소했다. 이 이유에 대해 고찰해 보면, 포식자인 screech owl과 도로의 소음의 주파수가 약 2000Hz 정도로 비슷하게 겹치기 때문에 masking 효과를 보였기 때문에 도로의 소음의 정도가 높아질수록 반포식 행동의 정도가 덜해진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즉, 쉽게 이야기하면 천적이 내는 소리와 도로의 소음의 주파수가 일치하기 때문에 천적의 소리가 묻히기 때문에 피식자인 tufted titmice, white-breasted nuthatch들이 포식자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하여 더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carolina chickadee가 똑같이 소음이 심한 상황에서도 다른 2 종의 새들과 비교해서 더 예민하게 포식자를 경계하는 울음소리를 내는 것은 다른 종류의 새에 대한 연구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이때 종간 행동이 다른 이유로 주로 언급되는 것이 몸의 크기이다. 몸의 크기가 작을수록 천적에게 잡아먹힐 위험이 높아 크기가 작은 carolina chickadee가 더 포식자의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했을 것이다.
인간은 소음의 영향을 받기는 해도, 그저 스트레스만 받을 뿐, 그것이 생존의 불리함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 것이다. 하지만 동물은 그렇지 않으며 그것이 만약 인간의 활동에 의한 소음이라면 우리는 이에 대한 대책을 세워 피해를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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